▲ 26일 울산시교육청 외솔회의실에서 열린 동학 인내천 특별강연회에서 한양대 윤석산 교수가 ‘울산 수운 선생 유허지의 유래와 을묘천서의 의미’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동학의 밑바탕을 이루는 조화와 균형, 그리고 상생의 정신은, 그 연원을 추적해 올라가 보면 처용의 관용과 화해의 정신과 닿아 있습니다”

울산수운최제우유허지보존회(회장 정의필)는 지난 26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울산시교육청 외솔회의실에서 ‘왜 오늘 우리는 동학을 말하는가?’라는 주제로 울산지역 동학 인내천 특별강연회를 개최했다.

이날 강연회에서는 윤석산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울산 수운선생 유허지의 유래와 을묘천서의 의미’에 대해, 김용휘 고려대 철학과 교수가 ‘동학사상의 재조명’에 대해 각각 강연을 했다.

이날 윤석산 교수는 “울산은 신라시대 ‘처용의 고장’이자 처용이 지닌 관용과 화해의 정신이 자리한 고장”이라며 “그런 점에서 최제우 선생이 울산 중구 유곡동 여시바위골에서 을묘천서(乙卯天書)를 받은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처용의 관용과 화해정신이 동학이 내세우는 조화와 균형, 상생의 정신과 일맥상통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로운 울산의 정신을 창출해 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학은 1860년 수운 최제우 선생에 의해 창도된, 인내천을 그 종지로 하는 사상으로, 민중운동의 효시인 갑오동학혁명, 자주독립국가의 단초를 마련한 3·1독립운동 등의 밑바탕이 됐다.

특히 오늘날에 와서는 민족통일과 민족화합, 현대문명 속에서의 인간소외 및 사회갈등의 해소, 새로운 생태·생명론의 정립 등을 위한 화두나 담론으로 자주 제기돼 주목받고 있다.

울산시 중구 유곡동 수운 최제우선생 유허지는 동학 창시자 최제우 선생이 5년간 머물며 각고의 노력 끝에 을묘천서(乙卯天書)를 받아 동학 창도의 모태가 된 곳으로, 울산시는 지난 1997년 10월9일 이 곳을 울산시 기념물 제12호로 지정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시민, 문화계 인사, 천도교 신도, 동학연구자 등이 울산최제우유허지보존회를 창립, 동학의 인내천 사상과 유허지 보존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이재명기자 jmlee@ksilbo.co.kr